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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책

아들이 어릴 때, 책에 열성이었던 엄마... 지금 아들은...

by 꼰대들의 블루스 2023. 5. 29.

대딩 고딩인 두 아들의 유아기 물건 중

아직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수백 번도 넘게 읽었을 동화책들과

어린이 역사책을

나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 책들은 보고만 있어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 느꼈던

행복한 공기가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에

간직하고 싶었다.

 

아들들이 이 책을 다시 꺼내 볼 일은 없겠지만

아마 이 책을 만나게 된다면

그때 그 행복했던 느낌이 밀려오리라 믿고 싶다

 

CD음악을 들으며

수 백번은 함께 노래 불렀던 책...

한 번은 CD가 없어져서

똑같은 책을 다시 구입하기도 했던 책...

내 일생 중 가장 동요를 많이 불렀던 시기였다

 

전집 중에서도

특히 좋아했던 책들만 남겨두었다

 

어린이 책이지만 역사를 찾아봐야 할 때

나는 이 책을 다시 뒤져 본다

 

한 때 우주를 너무 좋아하길래

아이의 수준을 생각 않고

내 욕심에 구입 한 베스트셀러 ‘코스모스’

두껍고 묵직한 이 책은

식물을 눌러서 말리는 용도 >_<

이 동화책들은 너무 많이 읽어서

지금도 이 책들을 펼치면

실감 나게 읽어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언젠가 손주가 놀러 온다면

이 동화책들을 읽어주며

 

손주들을 내 편으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도 꾸고 있다.

 

브리테니커 백과사전...

영어로 쓰여 있지만 각 분야의 그림들이 상세히 그려져 있는 책이다

큰 아이가 이 책의 그림들을 얼마나 뚫어지게 봤던지

표지가 다 떨어지고 책이 술술 넘어간다

 

오버액션을 하며 읽어주면 무조건 기분 좋아지는 책, 그린 망토의 피망맨

 

기발한 상상력을 발동시켜 주는 책, 만희네 글자벌레

 

모험심을 자극하는 책, 도둑맞은 괴물, 칠 형제칠형제

 

그리고

 

지금도  늘 가슴 설래게 하는 책, 구름빵...,구름빵...

 

애들은 구름빵의 그림, 캐릭터, 내용 모든 것을 좋아했고

아니 사랑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욕심이 앞서

나는 폼보드로 홍비 홍시의 상자집과 인형들까지 만들어서

간단한 인형극을 제안해 보았다.

 

결과는...

 

홍시, 홍비, 엄마까지... 나 혼자 다했다.

어쩌면 내가 구름빵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들들 성향상 인형극은 무리였나 보다..

아이들에게 심어 주었다고 믿고 싶다.

 

나무꾼의 멋진 집

꼬꼬엄마

오목볼록 별 이야기

바바빠빠

 

정말이지 지겹도록 읽었다. 그런데도 또 읽어달라고...ㅎㅎ

 

얘들아,&nbsp;정말 과학자가 되고 싶니?

이 책은

애들이 스스로 안 읽어서

내가 나름 정말 재미있게 읽어줬고

호응도 좋았던 책이다.

 

과학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나 할까?

 

 

국민학교 때 나는

씨앗을 심고 자라나는 과정을 일지로 기록했던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 애들도 그러길 바라면서

이 책을 장만했는데......

글쓰기 싫어하는 울 아들에겐 영~~ 안 먹힌다. ㅠㅠ

 

하지만 하천가에서 식물들을 채집해 오고

식물도감에서 그 식물 이름을 찾아

종이에 붙여보는 것은 좋아했다.

 

식물도감에 이렇게 많은 식물들이 있는데

못 찾는 건지 없는 건지

찾을 수 없는 식물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색감이 예쁘지 않아 아쉬웠다

 

식물들을 두꺼운 책에 압착해서

액자에 끼우기도 하고 코팅해서 책갈피로 만들기도 했다.

두꺼운 책에 끼워 납작해진 잎으로 액자를 만들었다.

아직도 '코스모스' 책에는 꽃잎들이 남아있다.

10년도 넘은...

 

영원히 아이일 것 같던 아들들은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둘도 없는 유치원 친구는 컴퓨터 공학도가 되었고

아들은 화가를 꿈꾸는 미대생이다

친했던 동네 친구는 지금 정말 는 해병대 군인 아저씨다

 

 

아들은 대학 기숙사에서 평일을 보내는 아들방이다

초코도 형이 보고 싶은지

이 방문이 열리면 들어와서

형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침대에 앉곤 한다

 

아들들은

시험을 잘 보는 아이는 아니지만

세상에 관심이 많아서

용돈으로 책을 사는 것을 좋아하고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즐거움을 아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