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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쩌다 대화도 하는 형제

by 꼰대들의 블루스 2023. 1. 5.

 

미대 정시는

1월에 가나다군

실기시험을 치러야

끝이 난다.

 

운동도 할 겸

매일 자전거를 타고

40분 거리의

미술학원에 다니며

2022년을 보낸

고맙고도 대견한 큰 아들...

 

근데 이번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오고

날씨도 추워져서

얼마 전부터 내 차로

등하원을 해주고 있다.

 

1시간도 넘게 걸리는

먼 곳으로 고등학교를 다니는 둘째...

고등학생이 되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겠다며

학교 앞 내신대비 학원에 다니며

나름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주 2일 다니는 영어학원은

밤 10시에 끝난다.

늦은 시간이라서 버스가

잘 안 온다고 해서

작은 아들도 태우러 다녀온다.

 

 

그래서 이번주부터

일주일에

2번

큰 아들을 9시 40분에 태우고

작은아들 학원 앞으로 가서

10시쯤 작은아들까지

내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면 10시 40분쯤...

 

스무 살, 열일곱 살인

두 형제는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미래를 준비하느라

언제 대화를

했었는지도 기억도 안 난다.

 

그런데

요즘 둘을 함께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렇게도

차갑던 동생은

롯데리아 햄버거를 사면서

형이 마음에 걸렸는지

형 것도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엄마 차에 타서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미술에 대한 이야기...

게임에 관한 이야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 찍히는 걸 너무 싫어해서 핑계를 대고 스튜디오에서 촬영

 

 

우리 집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

 

둘을 낳아서

좋은 게 이런 건가?

 

둘을 낳아서

뿌듯한 게 이런 건가 싶다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벅찬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한다.